Archive for the ‘Dolce vita’ category

서울에도 료칸이 있다.

3월 9, 2011

일본에는 료칸이라는 것이 있다. 전통 민박집 정도라고 볼 수 있는데 그 형태나 이용 시설 면에서 상당히 다양한 료칸이 존재한다. 한국에 전통 한옥이 아직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라면, 일본은 아예 료칸이 하나의 여행 상품 혹은 숙박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상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호텔과는 좀 다른 형태의 일본 전통 숙박업소라고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 특히 서울을 찾으면 머물게 되는 곳은 대게 호텔일 것이다. 요즘엔 모텔들도 외국인들이 호기심?!있게 머무는 곳 중에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공간 말고 좀 더 한국적인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간은 없을까..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그런 곳 말이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내가 평소에 생각하는 공간이 있다고 한다. 바로 게스트하우스 ‘더 윈’ 이다. 객실 6개짜리 아담한 게스트하우스인데 주인이 인테리어와 디자인 분야에 상당한 경험을 갖고 있고 이를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의무감에 시작한 숙박업이 바로 이 ‘더 윈’이라고 한다. 6개 방은 저마다 다른 느낌으로 디자인되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담았다고 한다. 바람결에 살랑대는 풍경, 가지런히 놓인 검정 고무신, 한옥에서 뗀 구들장, 자그마한 동자상 등이..그런 요소들이다. 그리고 온돌방에 한옥 문짝으로 만든 탁자, 옛날 자수를 넣어 만든 전통 베개 등에 한국적인 숨결이 녹아있다. 여기에 옥상엔 토종닭을 키워 매일 아침 투숙객에세 신선한 달걀로 프라이를 제공한다고 한다. 소소한 한국적인 삶과 디자인이 녹아있는 이런 공간이 서울을 찾는 외국인, 외지인 그리고 현대에 치우져 살아가는 우리네들에게 작은 여유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는 없다

9월 24, 2009

“그때 나 스스로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잘 놀고 잘 지내다가 죽음이나 기다리자고 생각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그때 나무라도 심었으면 그 나무가 얼마나 자랐겠습니까?  나는 지금 아흔다섯 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의 생일날! 아흔다섯 살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장수 경영의 지혜,  88세 샘표 박승복 회장이 말하는 ‘인생의 성공, 사업의 성공 이야기’ 중에서 소개된  박승복 회장이 한 원로 모임에서 들었던 어떤 한 노인의 일기 내용이라고 한다. 주변에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라는 한계를 스스로 한정지으려는 경우가 많다.  내가 만약 그 즈음에 그 노인처럼 그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고, 신체 나이를 되돌릴 수 있는 젊은 마인드를 갖고 있다면 또 하나의 행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내 나이가 몇 살이든 스무 살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면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는다는 것은 없는 것이다. 다만 하지 않을 뿐이니깐….

마이클잭슨 추모 플래시몹의 서울 상륙

9월 1, 2009

특정 웹사이트에 갑자기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을 뜻하는 ‘플래시 크라우드(flash crowd)’와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집단인 ‘스마트 몹(smart mob)’의 합성어인 플래시 몹(flash mob) 이 드디어 서울에도 상륙했다. 사실 유럽에서만 주로 이루어지면서 내심 서울 한복판에서도 이런 플래시 몹이 나타나면 상당히 관심을 끌지 않을까 싶었다. 플래시 몹만큼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도 사실 드물 것이다. 

서로 모르는 불특정 다수가 인터넷과 이메일, 휴대전화 등의 연락을 통하여 약속된 시간에, 약속된 장소에 모여, 짧은 시간 동안 주어진 놀이나 행동을 취하고는 금새 제각기 흩어지는 것을 말한다고 하는데 순수한 의미에서 플래시몹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기업이나 특정 브랜드 광고를 위해서도 이미 유럽 등지에서 선보인바 있다.

이번 서울에 상륙한 플래시몹은.. 얼마 전 심장마비로 사망한 팝의 황제 마이클잭슨의 51번째 생일을 맞이해서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추모 ‘플래시몹’의 서울 버전 정도가 될 것 같다. 아시아에서는 서울 말고 홍콩에서도 이루어졌다. 언어가 달라도..전세계인을 이렇게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행복 바이러스

5월 7, 2009

최근 멕시코발 신종플루(H1N1)가 전세계적으로 감염자 1900명을 넘어서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신종플루 경계수준이 세계적 대유행을 뜻하는 6단계로 격상될 것이란 전망이 흘러 나오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캐나다에서 최초인플루엔자 A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완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는 캐나다 정부의 공식 발표는 백신 개발에 희망을 던지고 있는 듯하다.  아직 체감적으로 느끼는 경제위기도 한창일때 이런 대유행에 근접한 신종플루는 사람들도 하여금 정신적, 심리적으로 이래저래 불안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사람들로 하여금 공포와 걱정, 불안을 느끼게 하는 바이러스에 대항해 행복 바이러스를 적극적으로 캠페인하는 사이트가 있다.

smile2

 웃음바이러스(smile virus)의 진원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네이트와 씨너스가 공동기획한 공익캠페인 스마일네이트(SK communications)이다. 씨너스 영화관에선 각종 웃음을 주제로 한 전시회 및 영화제 등이 열리고 이를 온라인 상에서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통해 웃음바이러스를 전파하게 된다. 스타들도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웃음이 복이온다’, ‘웃는 얼굴에 침못뱉는다’는 해학이 넘치는 옛조상들의 속담을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웃음은 본인은 물론이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즐거움을 유발하고 긍정적 사고를 불러오는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임에 분명한 것 같다. 성인들이 보통 하루 웃는 횟수가 7번인데 (요즘은 내가 이 평균에도 혹시 못미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 아이들은 평균 400번정도 웃는다고 한다. 웃음지수라는 것을 만들어 활용하면 어떨까 싶다.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말이다.

전국민 희망 프로젝트 - 함께 웃자

전국민 희망 프로젝트 - 함께 웃자

인간은 언제 가장 행복할까?

1월 31, 2009

인간이 언제 가장 행복한지에 대해 평생을 연구했다는 세계적 긍정심리학의 석학 칙센트미하이 클레어몬트대 심리학교수는 ‘Flow 몰입 이라고 말한다몰입은 어떤 일에 빠져서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는 완벽한 심리적 상태로 최적경험 즉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며 자신의 운명의 주인인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들에 빠져드는 것을 말한다.

좋은 음식, 친구, 편안함에서 오는 기쁨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오래가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몰입은 그 다음 단계로 기술이 높아지고 좀 더 어려운 도전을 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생존에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행복을 느끼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다.

 

몰입상태가 되려면 먼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알아야 하고, 지금 하고 있는 것에 대한 확실한 피드백을 얻어 나중에 더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활동에서 요구되는 도전과 요구에 맞는 능력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몰입(沒入)’ 삶이 고조되는 순간에  흐르듯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느낌을 표현하는 말이다그것은 운동 선수가 말하는 ‘물아 일체의 상태’, 신비주의자가 말하는 ‘무아경’, 화가와 음악가가 말하는 ‘미적 황홀경 다름  아니다운동 선수신비주의자예술가는 각각 다른 활동을 하면서 몰입 상태에 도달하지만그들이  순간의 경험을 묘사하는 방식은 놀라우리만큼 비슷하다.

Feel Shanghai

1월 29, 2009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경제도시 상하이!! 나흘동안 상하이 구석구석 그리고 주요거리들을 돌아보면서 느낀 상하이였다.  공항에서 자기부상열차를 탑승하여 시내까지 7분만에 약40km를 주파하고.. 서울의 명동거리라 할 수 있는 난징루를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를 오고가는 상하이를 느끼고자 했다.  가장 관심있게 본 상하이 도시 개발관. 상하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유독 건축물들이 독특한 디자인으로 각양각색이었는데 이는 상하이시의 정책이라고 한다. 동일 디자인을 허용하지 않는 시 정책때문에 다양한 빌딩과 건축물들이 그마큼 상하이의 스카이라인을 다채롭게 형성하고 있었다.  

처음에 상하이의 길거리 교통문화를 보고 놀랬다. 신호등은 물론 교통질서 안내원이 있어도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다보니 위험천만한 일도 목격되었는데 (사고는 없었지만..) 이런 부분들은 아직 소프트적인 면에서 선진도시의 모습을 갖춰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었다.

ssl13674

2010년에는 상하이에서 Expo가 열린다. 이를 한창 홍보하는 모습들이 엿보이는데 상해도시계획관에는 한 층을 통째로 할애하여 Expo 준비에 정부 및 민간 모두 활발하게 나서는 분위기이다. 아마도 상하이 Expo 를 계기로 또 한 번 업그레이드 될 것 같다.

미루는 습관

1월 27, 2009

도대체 사람들은 왜 미루는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루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사실 제때 할일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미루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다. 미루는 이유에 대해 두 가지를 꼽는 한 목사님의 칼럼을 읽고 공감이 가는 대목을 옮겨 보았다.

두려움 때문이다.

실패의 두려움, 거절의 두려움이 자꾸 미루게 만든다는 것이다. 물건을 샀는데 바꾸어야 할 상황일 때, 백화점에서 산 것은 쉽게 바꾸러 간다! 왜냐면 별 어려움 없이 별 저항없이 바꿔주니깐.. 하지만 일반 시장에서 산 물건은 꺼리게 된다. 왜냐면 거절 당하거나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즉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남자가 프러포즈를 어려워 한다. 확신이 없다. 상대방이 거절할 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고백도 못하고, 흐지부지 되기 쉽상이다. 마음의 뿌리에 거절에 대한 두려움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루는 습관도 사라질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완벽주의’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가지고 너무 잘하려다 보니깐 시작부터 머뭇거리는 것이다. 완벽한 그림이 나와야지만 꼭 스케치를 시작한다. 완벽하게 글을 쓰려다 보니깐 자꾸 미루게 되고 한장의 글도 쓰기 어려워 한다. 그리곤 결국 내려 놓는다. 너무 잘하려고만 하면 준비하는 시간만 늘어나고 정작 중요한 그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일단 스케치를 엉성하게 하고 나서 수정하고 고쳐나가면 되는데 완벽한 기준을 고집하다 보니 아예 스케치를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나도 가끔 이런 이유에서인지 어떤 일을 할 때 완벽한 타이밍에 완벽한 환경에서 완벽한 조건에서 일을 진행하려다 보니깐 아예 놓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자꾸 미루려는 습관은 분명 아무 것도 못하게 만드는 지름길인 것 같다.

21세기 새로운 행복론

1월 7, 2009

……….NQ는 새로운 네트워크 사회에서 우리 모두가 잘살기 위해 갖추어야 할 공존의 능력을 말한다. 그것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자격을 알아보는 잣대이며 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NQ의 또 다른 이름은 행복지수다. 먼저 자기 것을 내어주고 나누고 베푸는 것이 성공모델이다. 이렇게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을 낮추고 남을 배려하면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고 스스로의 가치도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는 큰 힘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게 하는 것이 바로 NQ의 힘이며 철학이다………………………

NQ는 개인 중심의 성공에 집착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서로의 성공을 도모하는 21세기의 새로운 행복론이다. …………… ‘NQ로 살아라’ 中 에서..

김무곤의 ‘NQ로 살아라’ 에서 신선하게 제시되고 있는 NQ는 Network quotient 즉 함께 더불어 살 줄 아는 능력으로서의 공존지수를 말한다.  자신의 능력을 키워 잘살기 위한 지능지수(IQ), 감성과 창의력을 키우는 감성지수(EQ)도 전부 혼자만의 행위이지만 NQ는 네트워크 시대에 신뢰라는 무형의 자산으로 결국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존지수라고 볼 수 있겠다. 지연과 학연 등도 어떻게 보면 네트워크 아닌가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공존지수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돈 주고 구할 수 없는 ‘신뢰’라는 가치 기반 위에 서로 공존하기 위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성공모델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단순한 네트워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생각이 든다.

There is no wealth but life.

1월 6, 2009

인생의 풍요로움을 느끼는 자만이 진정한 부자이다.

예전에 백화점에 가면 숏빵이라고 해서 식빵이 막 나오기 시작하는 이른 시간에 가면 썰지 않은 식빵을 자주 사와서 먹곤했다. 앉은 자리에서 식구가 식빵 하나를 뚝딱 해치우는데 빵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면서 웃기도 하고 함께 TV도 보면서 한 주간의 피곤함을 풀곤 했다. 2,000원(그 당시)짜리 식빵 하나가 갖는 효용가치는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해 영양섭취와 맛을 즐기는 것만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적어도 우리 가족에게는 말이다.

단순한 재화 그 이상 가족이 대화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수단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가졌던 셈이다. 문화경제학자인 러스킨(J.Ruskin)과 인도의 노벨경제학 수상자 아미티아 센(Amartya Sen)도 재화의 소비를 통한 새로운 행복론을 얘기한 적이 있는데 즉 재화에 내재된 고유가치를 향유하고 즐기는 능력을 기를 때 더욱 인간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재화의 고유한 가치(intrinsic value)를 즐길 수 있는 향유능력(acceptant capacity)을 지녔는가 하는 점이다. 사실 내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부분도 ‘intrinsic value’  그리고 ‘acceptant capacity’ 에 많은 초점이 있다. 단순히 누구나가 바라보는 사물, 재화의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고 즐길 줄 안다면 얼마나 더 인생의 풍요롭겠는가 말이다. 빵 한 조각으로도 가족의 웃음꽃이 필 수 있고 그런 가치를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면 진정 행복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오늘날 문화경제학의 명제라 일컬어지는 러스킨의 다음 구절은 정말 되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다.

There is no wealth but life – 러스킨 –

빵 하나에도 그 재화가 가진 고유 가치를 향유하고 이를 통해 사랑의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고 작은 것에서도 생활의 풍요로움을 느낄 때 우리는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새해를 시작하면서 주변에 작은 것에서도 행복과 웃음을 찾을 수 있도록 항상 마음을 열어놓아야 겠다.

Veronika Decides to Die

12월 26, 2008

어느 때보다도 조용했다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Veronika Decides to Die[by Paulo Coelho]라는 책과 함께했다. 몇 가지 감명깊었던 구절이 있어..남겨보고자 한다.

“세상은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고, 인생은 매순간 그 경이로움을 만나는 모험여행이다.”

“이 세상에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

“다른 사람들이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꿈꾸는 대로 내 삶을 살고 싶거든….”

“약간의 지혜롭게 행동하고 일상새왈의 도전에 맞설 수 있다면 밖에서도 얼마든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인간은 죽음의 자각을 통해 더욱 치열한 삶을 살 수 있다”

삶에서 기대했던 모든 것을 마침내 얻게 된 베로니카는 자신의 삶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고 죽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자살시도에 실패하고 정신병원인 빌레트에서 요양하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울증을 겪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신이상에 빠져들게 된다.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은 인간의 정신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한 요인인데, 세르토닌이 부족하면 집중하고, 먹고, 자고, 삶의 행복한 순간들을 즐기는 능력에 이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 물질이 아예 없으면 인간은 절망, 비관주의, 자신이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느낌, 과도한 피로, 불안, 결단력 결여에 시달리다 결국엔 완전히 무력한 상태, 나아가 자살에 이르는 만성적 우울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는 죽음의 문턱까지 간  베로니카에게 한 정신과 의사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만성적 우울증에 빠져든 사람들에게 삶의 자각이라는 해법을 제시한다. 정신질환을 유발시키는 독성물질인 비트리올에 대해 알려진 유일한 처방이 ‘삶의 자각’이라는 것이다. 자살에 실패한 사람은 조만간 다시 자살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고르 박사는 베로니카가 자살에 실패하자 페노탈이라는 약을 투여해 심장발작 효과를 가장해 심장발작으로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일주일간 베로니카는 죽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삶을 돌이켜볼 시간을 갖게 된다. 그 시간동안 병원에서 또 다른 환자를 만나 삶의 의미를 깨닫고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이 소설은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아는 것과 자신의 죽음을 실감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말해준다. 언젠가 인간은 죽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막연한 미래의 일이다. 우리는 죽음을, 달리 말하면 삶의 진가를 잊고 산다. ‘인간은 죽음의 자각을 통해 더욱 치열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의미를 전달해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