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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비즈니스 전략을 개발할 때 고객이 기업전략부서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11월 25, 2013

IBM 기업가치연구소(IBV)가 전세계 70개 국가에서 20개의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CEO, CMO,CFO, CIO, CHRO, CSCO 4,183명의 최고경영진을 대상으로 대면 조사해 분석한 ‘고객에 의해 움직이는 기업(The Customer-activated Enterprise)’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고경영진들의 절반 이상이 고객이 기업 비즈니스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IBM의 지난  2004년 최고경영진 연구 결과에 따르면,  CEO는 기업에 영향을 미칠 외부 요소로 고객을 여섯 번째로 꼽았으나, 이로부터 불과 9년 만에 CEO의 60%가 고객의 영향이 신제품 개발 지원과 같은 전통적인 활동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CEO는 심지어 자신들의 고유 영역이라 여기던 사업전략 개발과 같은 권한까지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

최고경영진 54%는 고객들이 기업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함.

CEO의 60%는 고객들이 제품 개발을 넘어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개발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함.

실적 상위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고객과 광범위하게 협업할 가능성이 54% 더 높음.

IBM의 ‘고객에 의해 움직이는 기업'[출처 : IBM 기업가치연구소] 에 따르면 실제로 오늘날 CEO들이 기업 사업 전략을 도출하는 데 있어서 이사회나 주요 임원진의 의사결정보다도 고객의 데이터, 고객의 직접적인 의견, 목소리 등이 적잖은 영향을 행사한다고 여기고 있다고 한다.  요즘 기업들은 고객으로부터의 데이터, 정보, 반응 등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각종 SNS서비스를 통해 취합되는 외부 정보들도 사실상 기업들이 얼마나 고객으로부터 민첩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중요한 비즈니스는 물론 사후 관리 등까지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고객경험, 사용자경험(UX)이 중요한 비즈니스 의사결정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많아지는 만큼 CEO가 기업/조직의 내외부 정보 요소를 좀 더 균형있게 다루고 접근하는 태도가 중요할 것 같다.

 

 

 

goal-pursuing Vs goal-finding

12월 10, 2009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제임스 마치 교수는 1970년대 초 ‘technology of foolishness’ 라는 논문을 통해 이미 40년 전 창조경영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한 바 있는데 여기서 그는 개인이나 조직의 의사결정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2가지 유형이 있다고 말한다.

첫번째 유형이 goal-pursuing, 즉 목적 추구이다. 대부분의 의사결정 유형으로 회사나 조직 개인들은 어떤 목적을 정하고 나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 치밀하고 전략적인 시장조사, 분석, 예측, 시뮬레이션, 계획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이 기반에 깔려있는 것은 바로 주어진 자원과 제한된 요소들을 가지고 즉 최소 비요으로 최대의 효율을 달성하자는 효율 극대화(utility maximization)의 전략적 내지는 합리적 의사결정 로직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제임스 마치 교수가 goal-pursuing 보다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의사결정 유형으로 꼽는 것이 바로 ‘goal-finding’, 즉 ‘목적발견’ 의사결정이다. 목적발견 의사결정이라는 것은 어떤 목적을 추구할 것인지를 다루는 것으로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기술, 상품, 서비스, 사업 패러다임 등을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goal-pursuing 보다는 혁신이나 창조적 사고가 더 요구될 수 밖에 없는 유형인데 어떻게 보면 goal-pursuing 과는 질적으로 다른 과제이기도 하다. 제임스 마치 교수가 지적하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 즉 어떤 목적을 추구할지를 결정하는 목적 발견이 개인이나 조직의 운명에 훨씬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이슈지만 대부분은 이를 간과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목적발견을 하게 되면 기존에 없던 전혀 다른 새로운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이전에 사용했던 목적추구 방법론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존재하지 않은 혁신적인 분야, 상품,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엉뚱하고 장난스런 꿈, 상상력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고 이를 두고 마치 교수는 technology of foolishness 라 부르는 것이다. realm of reason 보다는 장난과 유희와 같은 영역인 realm of play 가 강조될 수 밖에 없다.

요즘 기업들이 내놓는 상품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면, 전례없는 새로운 영역에서 unique함을 추구하는 방향에 환호하고 이끌리는 것 같다. 미국의 애플이나 구글이 바로 이런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 아닐까?

출처 : Donga-A Business Revuew 2009

합리적이지 못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가 많다

10월 4, 2009

장시간 작업에 몰두하다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아 당분을 섭취하려고 초콜렛을 사러 편의점을 찾을 때, 가격을 보니 5천원, 이 때 옆에서 얘기하는 사람들을 통해 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에서 같은 초콜렛이 반값 세일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슬그머니 내려놓고 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을 찾는다. 얼마 후 백화점을 찾는다. 맘에 드는 티셔츠를  5만원에 구입하려는 순간, 우연히 그 티셔츠가 5분 거리에 있는 백화점에서 4만 7천 5백원에 팔고 있다는 정보를 듣게 된다. 그러나 그냥 5만원에 티셔츠를 사고 집에 간다.

위와 같은 상황을 겪었을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위의 상황이 당연하다고 느껴지는가? 전통 경제학 관점에선 이런 행동은 전혀 당연하지가 않다. 먼저 초콜렛이 같은 5분 거리의 편의점에서 2천 5백원이나 싸게 구입하는 것 만큼 티셔츠 구입에 있어서도 다른 백화점으로 이동하는 거리 비용은 같다. 따라서 효용성 측면에선 당연히 셔츠도 같은 2천 5백원의 비용을 절약해서 구입하는 게 합리적인 의사결정일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행동경제학에서는 크기나 비율 효과에 의한 오류를 통해 의외로 우리가 합리적이지 못한 의사결정을 할 때가 많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2천 5백원은 5천원짜리 초콜렛의 50% 에 해당하지만 5만원짜리 티셔츠에는 5%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 이상 50만원, 500만원에서 2천 5백원의 비용은 위 사람이 같은 상황에서 효용을 극대화 하는데 전혀 고려 요소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도모노 노리오의 Behavioral Economics 를 보면 이렇게 인간의 행동에 드러나는 심리 상태를 규명하는 사례들이 많다.

경영의 세계에서는 이외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시각으로 해석하고 풀어 낼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사실 전략, 가치혁신 등에서 적용되는 첨단 경영기법들이 막상 경영 현장에 도입하다 보면 나름대로 뚜렷한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데 실제로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으니깐 말이다. 요즘 Behavioral Economics나 Animal spirits 등이 이런 현상을 규명하려는 시도가 아닐까 싶다. 결국 사업이나 기업 운영도 인간이 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사회, 문화적 환경은 인간이 중요하고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 반드시 본능이나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고 이성적 메카니즘에 의존하게끔 하지는 않으니깐 말이다.

벤치마킹은 언제나 심프슨의 역설로부터 자유롭지못하다.

12월 26, 2008

컨설턴트 Marshall Goldsmith 는 ‘어떤 행동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성공을, 어떤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성공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하는 벤치마킹을 경계하라는 말이다.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컨설팅을 수행할 때 흔히들 벤치마킹이라는 것을 한다. 타사 혹은 경쟁업체들이 먼저 뛰어들었던 비즈니스 영역에 대해 사전에 성공과 실패 등에 대한 타당성 검토라든지 시장에 대한 반응 등을 간접적으로도 미리 볼 수 있는 하나의 잣대가 되기도 하는 벤치마킹에 대해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에서는 맹목적인 벤치마킹의 덫에 빠지지 말 것을 얘기하고 있다. 타사가 신규사업에 진출을 시도했던 ‘사건’과 우리가 시도하는 ‘사건’은 엄연히 ‘독립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마치 주사위를 10번 던졌을 때 계속 6이 나왔는데, 11번째도 6이 나올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11번째 일어날 ‘사건’은 여전히 ‘독립적’이다. 벤치마킹 결과를 가지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타사와 고객, 제품, 인력 등의 경영구조가 100% 동일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보통은 사업구조가 매우 다를 수 밖에 없고, 경영구조 또한 다른데 즉 너무나도 ‘독립적’인데 저 회사가 잘했다고 우리가 잘 할수 있다거나 저 회사가 실패했기 때문에 우리도 시도해봐야 실패할 것이다라는 식의 의사결정은 무리수라는 것이다.

저자는 기업들이 벤치마킹을 버리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3가지를 꼽는다. 

1. 평균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욕구, 즉 평균이라는 ‘전형성’에서 벗어나면 기업 내부에서 가차없는 보복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회사 내부 경영진에게서  ‘다른 회사는 어떤데…’, ‘타사의 사례를 봐라..’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냐?” 라는 말들을 듣기 쉽다는 것이다. 벤치마킹에 대한 집착은 전형성 상실에 대한 두려움, 즉 대세를 따르려는 ‘순응주의’가 인간 심리의 밑바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2. 인류가 생존을 위해 ‘다수 선호 사상’을 진화적으로 유전자 내에 각인해 왔기 때문이다. 다수의 힘이 개인보다 강하고, 다수 결정이 항상 옳다는 생각은 소수 부족사회가 맹수 공격, 기후 변화 등의 험난한 환경을 이겨내는 데 효과적인 대응책이었다는 것이다. 이 때의 습성이 유전자를 매개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 벤치마킹은 ‘편리한 희생양’을 제공한다. 신규사업이 실패했다고 치자. 그럼 실패 원인에 대한 희생양 찾기에 나선다. 사업 실패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지 않고 내부에서 찾는 것이 위험에 처한 조직이 보이는 일반적인 위기 대처법이고 조직 결속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Benchmarking 은 남의 장점을 비판적으로 수용해서 나의 발전을 도모하고 하는 경영기법인데, 실제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타사의 것을 무분별하게 모방하는 도구로 잘못 쓰이고 있다. 예전에 수업에서 저가 화장품 시장에 대해 리서치한 적이 있는데 초기에 미샤나 더페이스샵 같은 저가 화장품 업체들이 진출하면서 이 시장도 곧 레드오션으로 바뀌 경우라든지, 어떤 특정 아이템이 뜨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결국엔 성장 정체에 빠져 실패 내지는 망하는 경우를 주변 그리고 길거리의 상권 변화를 보면 어렵지 않게 목격하곤 했다. 벤치마킹을 할 때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적 결과만을 수용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벤치마킹의 덫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심프슨의 패러독스(Simpson’s Paradox)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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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 제품을 생산하는 모회사의 제품별 성과는 전체 시장으로 보면 B보다 A제품의 영업이익률이 높다. 이를 두고 A제품을 주력상품으로 집중 투자해야 할 것이다라고 판단할 수 있다. 정말 그럴까? 전체 시장에서 A, B 제품은 동일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B제품의 전체시장 영업이익률이 낮은 이유는 유럽 시장보다 경쟁이 치열해 이익률이 낮은 북미시장에 A제품보다 더 많이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프슨의 역설은 이처럼 부분의 분석 결과와 전체 분석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벤치마킹은 대부분 수박 겉핥기로 끝날 수 있다. 뭉뚱그려진 요약으로 몇 가지 수치로 정작 중요한 내부 사항, 세부 사항을 놓치기 쉽다는 것이고 실제 이런 내부적인 것들은 영업비밀이라 알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벤치마킹은 언제나 심프슨의 역설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기업을 경영하는 리더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