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09의 보관물

지구상에 없어지면 절대로 안 되는 종

2월 24, 2009

지구상에 절대로 없어지면 안 되는 종이 있다. 2008년 11월 20일 런던에서 이 분야 전문가들이 지구상의 수많은 생물 종들 중에서 절대 없어면 안 되는 종으로 플랑크톤, 균루, 벌, 박쥐, 영장류를 꼽았다. 이 중에서도 벌은 꽃가루 매개자로서 매우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꿀을 주는 역할보다도 사실은 식물들이 서로 사랑을 나누도록 하는 사랑의 큐피드 역할로서 따로 떨어져 있는 암수 식물들에게 서로의 꽃가루를 날라다 주는 수분매개자 역할을 하는 지구상의 2만 종의 벌이 기후변화와 각 종 휴대폰 전파 등의 이유로 개체 수가 80% 이상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아인슈타인은 벌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인류도 4년 이내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를 주장한 바 있다. 인류 식량의 3분의 1이 곤충의 수분 활동으로 생산되고 그런 역할을 하는 곤충의 80% 가 꿀벌이라고 하니 이즈음해서 벌의 존재가 다시 인식되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가 2007년 말 올해 신조어에서 CCD란 용어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Colony Collapse Disorder 의 약자로 벌들이 집단적으로 실종하는 괴현상을 말하는 용어다. 전 세계 여러 곳에서 기르고 있던 수백만 벌떼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집단적으로 사라지면서 죽는다는 것이다. 그 원인으로 꿀벌에게 해로운 해충인 응애라는 기생병원체라거나 농약 살포, 유전자변형작물, 신종 바이러스, 기생병원체,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변화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아직 딱히 뚜렷한 결정적 원인은 파악되지 않은가 싶다. 다만 꿀벌이나 벌새, 비둘기 등은 자신의 집에서 멀리 떨어진 후에도 찾아가는 능력이 있는데 이는 몸에 자성을 지녔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현재 벌 군집 붕괴 괴현상은 분명 인류가 쉽게 간과해선 안되는 문제인 것 같다. 정말 아인슈타인 주장처럼 벌들이 세상에 종말을 고하는 날에는 인류도 생존을 위협받게 될 테니깐 말이다.

Climate Change Crisis Clock and Stop CO2

2월 24, 2009

“The process of climate change seems to be gradual. But when it reaches a critical point, we will experience sudden climate change that can destroy the very existence of human civilization. “

 by Tim Flannery(Internationally Renowned Environmentalist and Board Member of Climate Change Center)

2009년 2월 23일, 기후변화센터 1주년 포럼에 참석하였다. 정부, 기업, 학계, 시민사회, 국제기구 연대의 구심점이 될 기후변화센터(The Climate Change Center)가 작년 출범 이후 1주년을 축하는 자리이자 최근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이슈를 가지고 대토론회가 이루어지는 자리였다.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중,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구의 평균 기온의 상승으로 인한 온난화 현상이 가져올 기후변화에 대해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당초 예상보다 두 배 빨리 녹는 빙하로 인해 해수면이 21세기 말 최대 162cm나 상승하게 되면 몇 십 년 안에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는 보고가 이제는 단순히 간과할 사항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미 국제사회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선진국들의 경우 5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균 5.2% 감축하는 행동계획을 수립해 실행에 들어갔고 우리나라도 2012년 이후에는 감축의무국에 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세계적 환경 이슈에 우리는 관심과 노력이 너무 미미하다는 것이다. 1인당 에너지 소비만 세계 5위,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0위, OECD국가 중에는 배출 증가율 1위를 달리면서 지난 40년간 제주도 해수면 상승이 지구 평균의 3배에 달해 어쩌면 아름다운 제주도마저 수십 년 후에는 사라질지 모르는 그런 긴박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도 말이다.

얼마 전 친구랑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아마 남극이나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빙하가 녹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자연 모습을 언제까지 볼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센터에서는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석유 중독 사회의 종말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대중적으로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지수를 개발한다고 한다. 기후위기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기후위기시계 Climate Change Crisis Clock’은 어떻게 보면 기후위기 시대의 KPI가 되지 않을까 싶다.  CCC에서 펼치고 있는  STOP CO2 캠페인을 보면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STOP CO2 Action Plan

1. I will commute to work by walk, bike, or public tansit.

2. I will drive less, and drive smart.

3. I will unplug electronics when I am not using them.

4. I will move thermostat down 1 degree in winter and up 1 degree in summer.

5. I will purchase the energy efficient products.

6. I will minimize using disposable products

7. I will use recycled products and avoid unnecessary consumption.

8. I will eat local seasonal foods all year around.

9. I will not purchase the heavily packaged products and use the fabric shopping bag.

10. I will use less water and reduce using hot water.

11. I will purchase products from companies which make efforts to stop climate change.

12. I will plant trees to nuetralize the carbon emissions.

스마트폰의 진화의 현장..세계적 찬사에 옴니아와 아레나

2월 23, 2009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09’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휴대폰이 진화하는 모습이 시연되었다고 한다. 휴대폰의 미래는 과연.. 이미 해외에서는 아이폰이나 오바마가 쓰고 있어 더 유명해진 블랙베리 폰 등 스마트 폰들이 출시되면서 지난 10년간의 휴대폰 기술과 디자인 변화가 하루가 다르게 새롭게 진화하는 양상이다. 휴대폰이라면 우리나라도 이제는 어느 정도 흐름을 선도한다고 볼 수 있겠고 이번 MWC 2009에 화려하게 데뷔한 삼성의 ‘옴니아HD’와 LG의 ‘아레나’가 세계인의 극찬을 받으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경쟁사를 압도하는 평을 받으며 세계 최대 휴대폰 경영장인 MWC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고 한다.  이미 유튜브에는 제품 관련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조회수만 수십만건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특히 LG의 아레나의 경우 큐브형태로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 3D S클래스 UI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회전하는 큐브 형태의 3D UI는 경쟁사 제품 어디에서도 찾아보지 못한 혁신적 아이디어라는 평가다.

이번 2009 MWC에는 1200개 업체가 참여해 최신 모바일 관련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전 세계 약 5만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행사였다고 한다. 이번 MWC의 백미는 스마트폰의 경연장이었다고 한다. MS, 애플, 삼성, LG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 업체들이 스마트폰에 굉장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미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그리고 노키아의 심비안, RIM의 블랙베리 등 스마트 폰에 대한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주목을 받을 것 같다. 이에 삼성과 LG도 이번 옴니아와 아레나를 선보이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경쟁을 촉발시켰다는 인상이다.  하지만 스마트 폰 시장이 더욱 발전하고 진화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체와 IT업체들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에 더해 킬러애플리케이션과 컨텐츠에 대한 새로운 시도들이 있어야 할 것 같다. LBS에 기반한 위치 기반 서비스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데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들이 자못 궁금해진다.

전세계 휴대전화의 충전기 표준화

2월 18, 2009

삼성전자, LG전자, KTF, 핀란드 노키아, 미국 모토로라, AT&T 등 세계 유수의 휴대전화 제조사 및 이동통신 회사들이 회원사로 있는 유럽통화방식(GSM)협회에서 2012년까지 ‘미니 범용시리얼버스(USB)’ 휴대전화 충전기를 채택한다고 한다. 사실 해외에 나갈 때 충전기에 여분의 충전지를 챙겨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이런 불편이 없어질 것 같다. 게다가 세계 표준 규격으로 예정된 USB 방식은 기존 규격에 비해 50%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GSM협회 회원사들이 GSM 휴대전화 충전기 연결 규격을 ‘USB’로 통일키로 합의함에 따라 폐기물 감축, 에너지 절감 등 그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예측이다.

우리 주위에 ‘표준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혹은 ‘표준화’ 작업이 이루어진다면 유,무형적으로 효율성이나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전압 같은 경우도 외국에 나가보면 110V 인 경우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최근에 친구가 프라다폰을 쓰는데 휴대폰 충전기를 공유해서 쓸 때 핀수가 맞지 않아서 불편했던 적이 있었다. 비록 모델명이나 제조사가 다르더라도 충전기부분만이라도 규격화, 표준화시켰다면 사용자 입장에서 불편을 덜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표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가정용 비디오 시장에서의 VHS방식 표준화로 인한 비디오시장 석권을 들 수 있겠다. 소니사가 베타-MAX 방식을 먼저 개발하고 기술성도 우위에 있었지만 후발주자인 경쟁사 마쯔시다사는 VHS방식을 미국 유럽 등의 기업들과 컨소시엄 방식으로 표준화에 성공했고 결과적으로 현재 가정용 비디오 시장에서 베타-MAX방식은 전설속으로만 남게 되었다.

뉴욕에 옐로캡, 런던에 블랙캡, 서울엔 해치택시 등장

2월 16, 2009

서울이 디자인 도시로 리뉴얼하려는 움직임이 이제는 택시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에서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해치택시’라고 불리는 서울상징과 색체, 서체를 일괄적으로 적용한 새롭게 디자인된 택시를 오는 5월부터 볼 수 있게 된다고 하였다.

뉴욕에 옐로우캡, 런던에 블랙캡,….이젠 서울엔 꽃담황토색의 ‘해치택시’

예전에 창원에 방문했을 때는 거의 모든 택시들이 노랑색 일편이었는데 서울의 경우 색상은 물론이고 택시 바탕에 다양한 상업적 광고까지 딱히 아이콘이라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는데 이번 업그레이드는 단순히 운수업에서 도시브랜드 서비스 업종으로 거듭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클 것 같다. 게다가 세계 주요 도시의 택시들이 외국인 방문자들에게도 특정 아이콘으로 자리잡아 있는 상황을 감안해 서울시도 뒤늦은 감이 있지만 새로운 서울의 아이콘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는 수호자로, 정의로움의 상징으로 널리 사랑받아온 수호동물이자 서울상징인 ‘해치’를 택시 양쪽 문과 상단 표시등에 새김으로써 ‘안전하고 믿음직스럽다’는 느낌을 이용객에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한다. 거기다 콘크리트 구조의 도시 서울을 반영하는 ‘한강은백색’과 우수한 시인성과 경관조화성을 가진 ‘꽃담황토색’이 조화를 이뤄 서울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어줄 것이라 한다.

최근 서울의 디자인 도시로 리뉴얼되는 모습을 지켜보면 한강변 문화사업과 스카이 라인, 초고층 빌딩 건립 추진, 새로운 랜드마크 추진, 녹지화 사업 등의 거시적이고 중장기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 가판대들도 보기 좋고 깔끔한 이미지로 변화되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서울의 디자인 혁신에 많은 기대를 가져보게 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2월 16, 2009

지난 학기 벤처창업론을 수강하면서 벤처창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실제 모의벤처창업 훈련을 통해 사업 모델, 수익성분석, 재무분석, 마케팅, 운영, 관리, 투자 등에 이르기까지 ..실제 창업 성공률에 대해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창업 후 1년 이상 버티는 창업자 비율이 20~30% 밖에 안된다고 한다. 다만 성공하는 창업자들의 공통적인 특성은 있다는 것이다.

1. 1년 앞서 트렌드를 읽는다 – 반짝 유행 업종으로 끝날 것인가. 유망 업종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를 예측, 이를 위해 창업 외부 환경을 분석하고 주변 충고를 많이 들은 뒤 자신의 경험에 따라 판단.

2. 6개월 이상 철저한 사전준비- 창업정보를 수집하면서 이론과 실무를 익히면서 충분한 정보조사를 통해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3. 쓸 만한 점포 나올 때까지 발품- 아무리 잘되는 업종도 입지가 나쁘면 장사가 안 된다. 불황일수록 점포 입지는 더 중요하다. 불황 때는 창업시장이 얼어붙기 때문에 입지가 좋아야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4. 잘 나가는 물건 체크해 재고 관리

5. 고객 위한 테스트용 제품 준비

6. ‘사각피자’ 같은 이색 아이디어 – 에뜨나피자의 경우 기존 동그란 피자에서 직사각형으로 길쭉한 모양의 피자를 판매, 창업 후 4개월 만에 하루 7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7. 고객 불만을 대박 아이템으로 –    PC수리 전문점 컴드림은 컴퓨터 잔고장을 일으킬 때마다 수리하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불편한 점을 ‘수리비용 9800원, 수리시간 5분’ 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자리를 잡았고, 잉크가이도 방문 잉크, 토너 충전업으로 고객 불편을 상품화해 성공한 사례다.

예술과 통계의 상관관계

2월 12, 2009

‘예술 작품의 가치는 어떻게 매겨지는가? 엄청난 고가에 거래되는 예술작품들의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가?’ …. 예술작품 평가하는 절대적인 심미안의 예술 비평가가 존재한다면 그의 안목에 의해 가치가 정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예술가치를 따지는 ‘절대법칙’은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데이비드 갈렌슨(David Galenson)이란 사람이 주장하는 예술에 통계를 비롯한 시장논리를 적용하려는 논쟁적인 화두 하나를 던졌다. 즉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인 갈렌슨이 사용하는 예술 가치 평가 툴은 바로 다름아닌 ‘통계’였던 것이다.

즉, 20세기 미술사에서 주목받는 걸작들이 미술 관련 서적들에서 얼마나 언급되었는지를 기준으로 그 상관관계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1990년에서 2005년 사이 미술사 책 33권에서 어느 작품이 몇 번이나 사례로 꼽혔는지 일일이 추적한 결과 28번 언급된 <아비뇽의 여인들이> 이 16번 언급된 마르셀 뒤샹의 <샘>보다 훌룡한 작품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논리는 더 가치 있는 작품일수록 후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근거에서다.

이런 주장에 대해 예술계 전문가들은 시큰둥한 반응인가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수석 큐레이터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예술에는 통계나 시장에서의 경제 논리로 파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주장한다. 작품 가격을 두고 예술가를 평가한다는 게 불쾌하다는 것인데 최근 구겐하임 재단이 갈렌슨의 연구에 지원금을 대기로 결정한 사안은 분명 갈렌슨이 논쟁적인 화두 하나를 제대로 제시한 것임에 틀림없는 듯하다.

예술적인 가치와 경제적인 가치가 함께 갈 수 있을 것인가? 가치와 값, 즉 가격이 동일한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예술 분야에 대해 아트 컬렉션이 주목받으면서 각 종 경매나 예술품들의 시장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질 거라는 트렌드를 생각했을때 데이비드 갈렌슨의 예술과 통계의 상관관계 찾기는 나름 의미있는 작업임에 분명하다. 가장 훌룡한 ‘미’가 무엇인가에 대해선 플라톤 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수천 년 동안 계속되는 네버엔딩 스토리란 얘기다. 이제는 자본주의 논리가 더해졌을 뿐이다.

디자인 꼴의 변화를 통해 시대 변화를 살피다

2월 11, 2009

일본의 유명한 디자이너 사카이 나오키의 책 ‘디자인의 꼴’은 물건의 형태의 변화를 통해 디자인의 변천을 살핀 책이다. 다시 말해 아무 의미 없이 만들어진 형태는 없다는 저자의 생각을 전제로 우리 생활 곳곳에서 접할 수 있는 물건들의 초기부터 현재까지 디자인의 변천사를 살펴봄과 동시에 디자인의 미래도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어딜 가도 마실 수 있는 음료수가 있다. 바로 콜라! 책의 내용 중에서 코카콜라 병에 담긴 사연도 왜 병의 모양이 그랬는지 어떤 시대상이 담겨있는지 등을 읽어낼 수가 있다.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이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마시는 코카콜라도, 부랑자가 마시는 코카콜라도 모두 같은 것이며 똑같이 맛있다” 라고 찬미한 코카콜라는 단순한 청량음료수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코카콜라의 이미지는 디자이너 레이몬드 로위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디자인이라고 칭송했던 코카콜라 병으로 제일 먼저 떠오른다. 1915년에 디자인한 코카콜라 병의 정식 명칭은 ‘컨투어 보틀contour bottle’. 여성의 패션과 연관지어 ‘허블 스커트 보틀’이라 불리기도 했으며, 당시 인기 있었던 글래머 여배우의 이름을 따와 ‘메이 웨스트Mae West 보틀’이라 불리기도 했다. 요즘 같으면 ‘마돈나 보틀’이라 불리는 식이다. 코카콜라가 처음부터 섹시한 맛을 전달하기 위해서 섹시한 병을 만든 것은 아니었다. 1880년 코카콜라 원액이 발명된 이후 청량음료라는 새로운 시장이 거대해짐에 따라 유사품과의 차별을 위해 독특한 병 디자인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이른바 ‘CI(코퍼레이트 아이덴티티)’에 대한 발상의 원점이라 할 수 있다. 이후 모든 청량음료수는 특징이 있는 병에 담겨 팔렸다. 그러던 것이 어느새 알루미늄 캔과 페트병으로 균일하게 바뀌어 버렸다. 제조 비용과 유통 비용을 감안하면, 유리병이 캔이나 페트병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즉, ‘고유의 맛’에 ‘고유의 형태’가 따라가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

저자인 사카이 나오키의 말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는 끊임없는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해내고 기존의 것을 진부하게 만들어 스스로 발전해 나간다고 한다. 기술 경쟁이 평준화되면 가격 경쟁이 촉발되고, 더 이상 가격 경쟁이 무의미해지면 디자인 경쟁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성능과 가격이 평준화된 세계 시장에서 디자인이 물건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디자인은 앞으로도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것 같다. 이미 우리 나라 기업들 몇몇 곳에서는 디자인경영을 이미 수년 전부터 강조해오고 있으며 최근 관공서 특히 서울시의 경우도 디자인 행정에 관심을 쏟고 있는 듯하다. 영국은 디자인 강화 정책으로 건축과 공업 제품 등에 있어 디자인 강국으로 다시 발돋움했다고 한다. 지금의 경제 위기 시대에 디자인은 분명 새로운 가치 창조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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