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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에 바치는 열정

11월 28, 2008

‘카르페 디엠’이란 말이 있다. 현실에 충실하라..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라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현실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 카르페 디엠 속에 담긴 숨은 의미는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는 격려이자 응원이 담긴 말이라는 것을 어느 책 구절에서 본 적이 있었다. 오늘의 진한 고통을 차라리 즐거움으로 여기고 자신을 던지라는 메세지. 자신을 던지고 태우는 자를 누가 당하겠냐는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 작가의 ‘연금술사’는 평범한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여정을 묘사한 작품인데 도둑, 낙타몰이꾼, 왕, 여인 등 너나할것 없이 보물을 찾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 소설은 사실 금 자체보다 그것을 찾으려는 꿈과 소망, 그리고 그 꿈과 소망을 찾아가는 여정이 오히려 눈부신 순금의 시간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데 진정한 연금술은 철이나 납을 금으로 바꾸는데 필요한 끝없는 수련과 연마가 필요하듯 세상의 이치를 터득하고, 만물과 통하는 우주의 언어를 꿰뚫어 자아의 신화를 찾는 여정임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누구나 한 번 이상의 실패가 찾아오는데 이 때 좌절하거나 포기하려 든다면 의지력이 약해지고 정신이 쇠퇴하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엔도르핀과 리비도가 죽음의 에너지(타나토스라 한다)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험을 감수한 여정에서 믿음을 잃어버리는 순간, 혼돈과 아노미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는 것이다.

정말 불확실성의 하루하루를 호흡하면서.. 저 먼 미래를 바라보면 요즘 같은 상황에서 삶의 여정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자꾸만 쌓여가는 것 같다. 파울로 코엘료는 “인간의 마음은 정작 가장 큰 꿈이 이루어지는 걸 두려워 하지만 무언가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당신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고 말한다. 세상 일은 믿는 만큼 이루어지고 꿈이 실현된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면 이미 절반은 이루어진 셈이라는 것이다. 고통 없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모험을 감수해야만 세상에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끊임없이 갈고닦는 것, 평생 자아를 찾아 나아가는 것, 이것을 저자는 연금술의 법칙이라 말한다.

요즘 삶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들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 나의 모습을 종종 발견한다. 삶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면 ..삶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고 끝없는 과정이라는 그리고 그 과정이 무한한 나의 삶에 대한 믿음과 열정 그리고 마음가짐과 어우러져 감동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작은 기대가  그나마 내가 오늘을 항해해 나가는 삶의 작은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삼겹살 컨설팅.. ‘절망의 계곡을 넘어봐’

11월 11, 2008

친구 부모님이 성남시에서 고기집을 운영하게 되었다. 기존 프랜차이즈 운영을 인수해 위탁운영하는 방식이다. 오픈하고 한 달이 지나더니 친구가 고민을 잔뜩하고 있는 것이었다. 무슨 문제냐?.. 부모님을 가게 일을 조금씩 돕는데.. 마찰이 생겼다는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현재 상황 – 삼겹살 1인분 4,300원 (인근 경쟁업체 7,000원). 한 달 운영 결과 매출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가격 인상을 단행하려고 함.

친구의 고민 – 가격 인상폭에 대한 내부 마찰. 경쟁업체 수준까지 한번에 올리면 고객들 반발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인근엔 회사가 별로 없고 주로 주민 상대) 더군다나 현재 경기가 최악의 상황이라고 하는 마당이다.

절망의 계곡을 넘어야…

친구의 고민은 가격 인상으로 기존 고객이 떨어져 나가거나 강한 반발에 대한 우려였다. 4,300원(1인분)에서 6,500원으로 인상하게 되면 50% 인상 아닌가?.. 친구와 순간 원가 분석에 들어갔다. 기존 단가로는 하루 매출 90만원을 달성하려면 200인분 주문이 들어와야 하는데 가격 인상을 하게 되면 100인분 주문만으로도 목표 매출을 달성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왔지만 막상 가격 인상 후 고객 반응에 따른 매출 변화는 여러 변수가 있었던 것이다. 분명한 것은 고객층이 회사원, 학생들보다 주민들 거주자 대상이다 보니 가격 반발로 손님이 많이 떨어져 나갈 경우 매출 타격도 클 것이란 고민이었다.  여기서 최근 경영혁신 시간에 접한 개념이 생각났고 이에 대해 친구에게 컨설팅 아닌 컨설팅을 해주게 되었다. 기업이든 조직이든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때 성과가 일시적으로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절망의 계곡이라 한다. 혁신의 정도가 클수록 성과 저하의 정도가 깊어지고 기간도 길어질 수 있는 것이다. 즉 여기서 삼겹살 1인분 가격 50% 인상을 단행하게 되면 기존 손님들 입장에선 저항이 있을 수 있고 자칫 발걸음을 돌리게 해 매출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단가로는 매출 성장에 한게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절망의 계곡을 감수하더라도 가격 인상은 꼭 필요한 변화이고 대신 손님들이 절망의 계곡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를 최대한 막기 위해 부가서비스? (음료 혹은 커피 서비스 및 새로운 반찬 메뉴 추가 등) 같은 후속 조치들을 생각해보라고 얘기해주었다.

메뉴 하나 가격 인상을 가지고도 변화를 단행한다는 것은 어쨌든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수백억, 수천억원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 임원 및 사장단들의 마음은 얼마나 고민스러울까? 

실제 해보기 전에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결정을 내리는 순간 우리가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늘 불확실함 속에도 항해해야 한다.